우동 한그릇
이 <우동 한 그릇>을 쓴 일본의 여류작가 구리 료헤이는 홋카이도(북해도)의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났답니다. 학교를 마친 후 병원에서 10년을 근무했는데 그 후 온갖 직업을 전전하다가 마침내 동화작가가 되었다고 합니다.구리 료헤이는 주로 어린이를 위한 구연용 동화 작품을 창작했습니다. 그러다 <베 짜는 공주>, <기적이 울리다> 등의 명작을 썼는데, 그녀의 대표작이라면 이 <우동 한 그릇>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송파 구민회관에서 우동한그릇을 했답니다. 아이들도 많았구요.
근데 아이들이 많다보니 시끄러워서 집중이 안되긴 했죠 ^^. 그래도 이해가 갑니다.
무대는 옆으 그림과 같이 우동을 만드는 카운터가 있는 주방과 우동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과 조그만 의자들이 전부였습니다. 거기서 등장인물들(우동집 남자주인, 우동집 여자주인, 아이의 엄마, 첫째 형아, 둘째 쭌이)의 대화를 통해 잔잔한 감동을 몰고 왔습니다.
찬바람이 부는 섣달 그믐날, 일본 홋카이도의 우동집 '북해정'에서의 일입니다. 손님이 모두 돌아가 막 문을 닫으려던 때였어요.
출입문이 힘없이 열리더니 낡은 체크무늬 반코트를 입은 여자가 두 아이를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두 아이를 데리고 들어온 그 어머니는 머뭇머뭇 말했습니다.
"저……. 우동……. 일 인분만 시켜도 괜찮을까요?"
세 명이 들어와 일 인분만 시켰지만, 북해정 여주인은 아주 친절하고 힘있는 목소리로 응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난로 옆의 2번 테이블로 안내했어요.
"우동, 일 인분!"
주문을 받은 남자 주인은 손님 세 사람을 슬쩍 보고는,
"네!"
하고 대답했어요. 마음씨가 따뜻한 그는 일 인분의 우동 한 덩어리와 거기에 반 덩어리를 더 넣어 삶았습니다.
테이블에 나온 많은 양의 우동을 가운데 두고, 이마를 맞대고 먹는 세 사람. 그들의 이야기가 카운터 있는 곳까지 희미하게 들렸습니다.
"맛있네요."
라는 형의 목소리.
"엄마도 잡수세요."
하며 한 가닥의 국수를 집어 어머니의 입으로 가져가는 동생.
이윽고 그들은 150엔의 우동 값을 지불했습니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북해정 여주인 역시 잊지 않고 경쾌하게 대답했어요.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렇게 섣달 그믐날은 저물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일년에 딱 한 번, 섣달 그믐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왔어요. 늘 우동 한 그릇을 셋이서 먹고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북해정 주인은 이제 해마다 섣달 그믐날 밤을 기다리게 되었어요. 그날이면 머뭇거리며 찾아와 우동 일 인분을 나눠먹고 가는 가족이 있는 것입니다.
우동 값이 올라도 그들을 위해 오르기 전의 우동 값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2번 테이블도 예약 석으로 지정해 자리를 비워 두었습니다.
그렇게 십수 년의 세월이 흘렀어요.
어느 섣달 그믐날, 사람들로 시끄러운 북해정 안으로 오버를 손에 든 정장 차림의 두 청년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머리를 숙이며 들어와서는 두 청년 사이에 섰습니다.
어머니가 정중하고도 조용하게 말했어요.
"저……. 우동……. 삼 인분입니다만……. 괜찮겠죠?"
그 말을 들은 여주인은 금방 그들을 알아보았어요. 십수 년의 세월을 넘어 그들이 다시 찾아온 것입니다.
당황해 하면서도 반가워하는 북해정 사람들에게 막내아들이 말했어요.
"우리는 14년 전 섣달 그믐날 밤, 셋이서 일 인분의 우동을 주문했던 가족입니다. 그때의 한 그릇 우동에 용기를 얻어……."
그 막내아들은 이어서 말했어요. 사람들에게 학교에서의 작문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작문에는,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내고 죽는 바람에 빚이 많다는 것, 그래서 어머니가 고생하고 있다는 것, 해마다 12월 31일이면 셋이서 먹는 한 그릇의 우동이 그렇게 맛있었다는 것.
북해정 아주머니의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이 "지지 말아라! 힘내! 살아갈 수 있어!"라는 뜻으로 들려 무척이나 힘이 됐다는 것.
그리고 자신도 손님들에게 그런 힘을 줄 수 있는 우동집 주인이 되고 싶다는 작문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얘기를 들은 북해정 주인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지요.
그들은 많이 변했어요. 한 그릇의 우동을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이 더 부끄러운 것이라 깨달았다는 형은 의사가 되었습니다. 우동집 주인을 꿈꾸던 동생은 은행원이 되었고요.
그들은 십 년 만에 다시 북해정을 찾아온 것입니다. 이젠 우동 세 그릇을 주문했어요. 자신들을 위해 십 년 간 예약되어 있던 2번 테이블에서 말입니다.
나중에 북해정 주인은 가게 인테리어를 바꿀 때 어머니와 두 아들이 앉았던 2번 테이블을 중앙에 두었어요.
그 테이블을 보며 자신들의 자극제로 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이 <우동 한 그릇> 이야기를 수시로 전했습니다.
늘 그렇지만, 북해정 주변의 사람들은 섣달 그믐날이면 각자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북해정에 모였어요. 서로 음식을 나눠먹으며 아직 보이지 않는 어머니와 두 아들을 기다렸습니다.
불행한 경험과 가난한 삶은 우리를 우울하게 합니다. 우리를 괴롭히며 절망에 빠지게 합니다. 그대로 침몰해 버릴 수도 있었던 한 가족에게 희망을 주는 일! 음식점 주인의 마음을 감동시켜 그 감동을 이웃에게 전하도록 하고, 그 이웃 사람들의 마음을 바꿔 준 우동 한 그릇!
정말 하잘것 없이 보이는 우동 한그릇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의 심금을 울렸고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을 다시 잡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슴이 찐한 것은 왜일까요?
가난했지만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세식구가 우동 한그릇을 나눠먹으로면 보여주었던 정(가족애)
이런 정을 잊지 않을려고 가게 주인이 그들을 위해 남겨둔 2번 테이블..
오고 가는 대화속에 깊고, 잔잔한 감동의 전율이 어느새 제 마음속으로 들어오네요.
아니나 다를까 아내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습니다.
조금이나마 살아가는데 있어서 마음의 정화의 시간을 갖게 되어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연출가는 김동수씨인데 이분이 김동수 컴퍼니를 운영하면서 후학들을 가르치시더군요. 대학로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갖는다고 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들러보세요.
마음이 풍족해 질 것입니다.








